인문서

핫픽스 v.1.0

저자
저자 : 김영주 이나영 이예호 임가영 전유진 정앎 조경숙 이향기 김상아 편집자 : 김깃 기획자 : 전유진
출판사
펨텍톡
출판일
2026-08-26
ISBN
9791199550636
쪽수
145쪽
출판 국가
한국

목차

- 만약 우리에게 젠더 포용적인 잡지가 있었다면 - 게임으로 DIVE - 어떤 장르의 사적 역사 - 훔친 욕망으로 다시 그리기 - 아이와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엄마의 고백 - 포코피아 역할놀이: 우린 모두 메타몽이었다는 사실을 - 게임 금지 선언 이후 -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의 게임 - 걸게임에서 퀴어 게임까지: 보랏빛 달, 미국식 중화요리, 운동장 전쟁 - 게임 인덱스: 걸게임에서 퀴어게임까지 - 게임 수학: 케르베로스의 몸통에 관해 생각하기 - Drag Memory - 대담: 열린 마이크 4/4 - 허용의 기술

책소개

《핫픽스》는 젠더 편향적인 게임 산업과 문화에서 느낀 소외감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사변적 페미니스트 게임 잡지다. 입시 경쟁 속 아이들의 가챠 게임 문화에 대한 엄마의 시선, 슈팅게임 속 젠더 불평등을 통과해 온 플레이어의 성장 서사, 퀴어 게임의 변천사, 스스로를 게이머라고 부르지 않는 이들의 게임 기록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읽고 비평하고 전유하는 글들을 엮었다. 다음 호는 없다. 다만 게임이 우리를 튕길 때, 우리는 게임을 패치한다.

요약·본문 일부

어릴 때 사촌 동생의 게임 잡지를 몰래 펼쳐본 적이 있다. 그 안에는 주로 게임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치트키나 공략집, 그리고 부록처럼 컴퓨터 하드웨어를 고치는 팁 같은 것들이 실려 있었다. 낯선 어휘와 용어 사이에서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부러움인지 질투인지, 혹은 내가 여기 속하지 않는다는 감각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게임 잡지는 그때부터 이미 누군가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내 자리는 없었다. 그 감각은 오래 지속되었다.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C언어 수업 첫날, 이미 C언어를 다뤄본 남학생들과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나 사이의 거리는, 시작하기도 전에 벌어져 있었다. 그 거리는 실력의 차이가 아니었다. 노출의 차이였고, 허락의 차이였고, 누가 먼저 이 세계로 초대받았느냐의 차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전까지 나는 그 거리를 내 개인의 역량 문제로 받아들였다. 『젠더 코드』라는 책이 있다. 오래전 함께 포스트휴머니즘 스터디를 하던 이들과 공동 번역을 시작했다가 중단한 책이다. 그 책은 당시 여성들의 인터뷰와 구인 광고 등의 사료를 통해, 오늘날 전형적인 남성 직업군인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발생 초기에는 여성에게 적합한 직업으로 장려되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렇듯 컴퓨팅은 처음부터 남성들의 것이 아니었다. 남성 지배적인 영역이라는 관념은 아주 짧은 역사 속에서 축적된 결과물일 뿐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내 속에 맺혀 있던 무언가가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컴퓨팅은 처음부터 언제나 그들의 것이었다는 믿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어쩌면 빼앗긴 것이었다. 그것을 증명할 역사와 기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내 것이 아니라 여기며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온 나 자신과 비로소 화해할 수 있었으니까. 게임은 어떠한가. 게임 문화의 기울어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좁혀졌고, 굳어졌고, 축소된 역사가 기본값이 되었다. 그 기본값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자신이 원래부터 여기에 속하지 않았다고 여기게 된다. 내가 한때 컴퓨팅을 그렇게 생각했던 것처럼.

판권지

핫픽스 v.1.0 지은이. 김영주, 이나영, 이예호, 이향기, 임가영, 전유진, 정앎, 조경숙 노노그램 제작. 김상아 대담. 기획. 전유진 편집. 김깃 펴낸이. 전유진 디자인. 어라우드랩(김보은, 김소은) 인쇄. 필커뮤니케이션 제1판 1쇄 발행일. 2026년 8월 26일 펴낸곳. 펨텍톡 이메일. femtechtalk@gmail.com 웹사이트. https://femtechtalk.com 인스타그램. @womanopentechlab

저자소개

김영주 : 조호연과 함께 ‘룹앤테일’로 활동하며 비디오 게임, 인터랙티브 설치, 공동창작 워크숍으로 창작을 이어오고 있다. 서로가 이미 얽혀 있음을 문득 알아보는 순간과 인간의 감각 너머에 있는 세계를 상상하고 해석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 초록이와 화분 식물들, 게임을 만드는 시간을 좋아한다. 이예호 : 사운드와 음악을 만들고 가족과 토종벼 농사를 함께하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주변부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다. 자연 환경과 인공적인 부분이 함께 공존하는 사운드를 모색하고 실험하는 팀 'Paddy Synthesis'에서 활동 중이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 협업에 참여하고 있다. 임가영 : 퍼포먼스와 게임 제작, 독립출판, 미술 교육을 가로지르며 활동하고 있다. 『미술구술: 전시 보기와 말하기 매뉴얼』(화이트리버, 2023)을 공동 집필했고, 『연속 종이: 비디오 게임의 죽음』(화이트리버, 2025)을 썼다. 최근에는 「게임과 작가」(문학광장 2026.5월호), 「어둠 속에서 놀기: 당신은 심을 죽여본 적이 있습니까?」(마테리알 11호), 「에세이, 게임의 변신?」(아트인컬쳐 2026.7월호) 등을 기고하며 게임 비평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유진 : 컴퓨터와 음악을 전공했으며, 영화음악을 시작으로 사운드, 키네틱, 전자, 미디어 기술에 기반한 창작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익스프레스’를 결성하여 다양한 매체가 결합된 서사 중심의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여성을 위한 열린 기술랩’을 설립해 페미니즘적 실천으로서 기술을 매개해 왔다.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술 읽기를 제안하며, 출판 프로젝트 《펨텍톡》을 통해 고유한 기술 비평의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상아 : 지면과 웹을 중심으로 디자인 일을 한다. 동시에 삶의 복잡함 속에서 발생하는 실패와 불확실성을 작업의 조건으로 다룬다. 실패와 불확실성이 남기고 간 질문들을 따라 필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시행착오와 축적된 결과물을 변주하는데 관심이 있다. 좋아하는 말은 “노력이 숲으로 돌아갔다”이다. 이나영 : 낮에는 제조산업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전자음악을 틀고 만든다. 공장들과 기계에 사용되어 온 기술들을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AI와 로봇의 시대에 맞도록 재구성한 뒤 적용하는 일을 한다. 기술과 삶이 상호 횡단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 이향기 : 건축 일을 한다. 지금도 가끔 게임을 만든다. 정앎 : 서울과 샌디에고를 오가며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연구자이자 작가이자 게이머이자 ‘어쨌든 엄마’로 지내고 있다. 기술을 비평적으로 배우고, 나아가 새로운 기술문화를 꾀하는 국내 작가들의 활동을 모아 『스쿨링: 사사로이 배우는 기술』(펨텍톡, 2025)을 공동으로 썼다. 뭉글뭉글한 ‘사고 도구’들을 디자인하고 틈틈히 게임도 열심히 한다. 조경숙 : 피해중심기술(Survivor-Centered Technology)을 연구하며 공익 기술을 개발한다. 약 10여 년간 대기업, 스타트업, 공공기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다. 비영리단체와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위한 IT 에이전시 도토리랩스(DotoriLabs)를 운영하며 기술과 사회를 잇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와 함께 닌텐도 게임을 플레이했던 기록을 담은 책 『닌텐도 다이어리』(이김, 2024) 등을 썼다.

목차·책소개 등 서지 텍스트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